사계절 건강법

화사한 봄, 산뜻한 마음

2021 Spring

만물이 소생하는 봄이 오면 우리 마음도 서서히 깨어난다. 겨우내 답답했던 마음이 화사한 봄꽃처럼 만발할 수 있는 생활 지침을 소개한다.

따스한 봄 햇살 쬐기

해가 짧은 겨울이나 날씨가 흐린 날에 특별한 이유 없이 울적한 것은 단순히 기분 탓만은 아니다. 일조량이 적어지면 감정 상태에 영향을 미치는 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분비량도 덩달아 줄어들기 때문이다. 신경전달 물질인 세로토닌은 주로 행복이나 즐거움을 느낄 때 분비돼 ‘행복 호르몬’이라고도 불린다. 하루에 적어도 30분 이상 햇볕을 쬐어야 체내 세로토닌 분비량을 적절히 유지할 수 있다. 지난겨울 집에서 이불을 돌돌 감싸고 지냈다면, 올봄에는 따스한 햇살을 만끽하자.

‘나’에게 집중하기

봄이라고 해서 모든 이들이 들뜨는 것은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1년 중 3월부터 우울증 환자가 증가해 5월에 가장 많아진다. 이러한 현상을 ‘스프링 피크Spring Peak’라 부르는데, 봄이 주는 생기와 활력이 오히려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다른 이들이 새롭고 희망차게 시작하는 시기에 자신의 상황을 더욱 좋지 않게 여기면 우울감이 한층 심해지기 마련이다. 힘들수록 남들과 비교하지 말고 오로지 자신에게만 집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집에서 이색 활동 즐기기

요리, 베이킹, 컬러링북, 각종 만들기 등 실내 취미 활동을 즐기다 보면 소소한 행복과 성취감이 따라온다. 최근에는 온라인으로 취미 생활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나 애플리케이션이 다수 출시돼 어렵지 않게 새로운 취미에 도전할 수 있다. 집콕 생활을 즐기는 자신만의 기발한 방법을 공유하는 ‘집콕 챌린지’도 유행이다. 한동안 열풍이었던 달고나 커피 만들기가 대표적인 사례. 이 외에도 거실 캠핑, 베란다 워터파크 등 재미있게 집콕 라이프를 즐기는 방법이 많다.

반려식물 키우기

공기 정화와 심리적 안정을 목적으로 실내에서 식물을 키우는 이들이 점차 늘고 있다. 농촌진흥청 실험 결과, 식물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암 환자의 우울감이 45%, 스트레스가 34% 감소했을 정도로 식물 키우기는 검증된 감정 치료법이다. 공간을 크게 차지하지 않고 관리하기 쉬운 다육식물, 흙 없이 허공에 매달아 키우는 공중식물,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실내에서도 잘 자라는 관엽식물이 특히 인기다. 조화나 식물 그림을 집 안에 들이는 것만으로도 분위기는 물론 감정까지 환기할 수 있다.

랜선 모임으로 소통하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소통할 수 있는 대상과 창구가 있어야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정신적인 고립감에서 벗어나기 위해 되도록 혼자서만 있는 시간을 줄이고 가족이나 친구와 대화하는 시간을 늘려야 한다. 요즘처럼 타인을 만나는 데 제한적인 환경에서는 온라인을 통한 ‘랜선 모임’이 좋은 대안이다. 직접 대면할 수는 없지만 시간과 장소, 그리고 인원 제약이 없다. 가까운 사이끼리 시시콜콜한 대화를 나누거나 여러 사람들과 책이나 영화를 보고 함께 소감을 나누면 감정이 한층 풍부해진다.

운동으로 마음의 안정 찾기

기분 전환에는 신체를 격렬하게 쓰기보다는 걷기와 자전거 타기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 좋다.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생각을 정리하고 심신을 안정할 수 있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 15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일주일에 5일간 30~45분씩 걸은 환자들의 증상이 기존에 비해 26%나 개선된 반면 약만 먹은 환자들은 증상이 그대로였다. 실질적인 효과를 보려면 단기간에 그치지 않고 최소 한 달 이상 지속해야 한다. 어느 정도 걷기가 익숙해졌을 때 둘레길 완주나 등산으로 확장하면 더 큰 성취감을 맛볼 수 있다. 자전거는 10분 내외로 시작해 30분 정도로 점차 늘리는 것이 좋다.

호두와 당근, 버섯 섭취하기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는 성분 중 하나인 오메가3 지방산은 견과류 중 호두에 많이 들어 있다. 미국 UCLA대학 연구진은 평소 호두를 자주 섭취하는 사람일수록 낙천적이고 활기찬 모습을 보인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근에 풍부한 베타카로틴 성분도 우울증 해소에 효과적이다. 껍질에 많이 함유돼 있어 물로 깨끗이 닦아 그대로 먹는 것이 좋으며, 기름에 한 번 볶으면 베타카로틴 흡수율이 높아진다. 또한 버섯의 프로바이오틱스 성분은 장내 좋은 세균을 활성화하고 혈당 상승을 억제해 기분을 안정시킨다.

전문가 상담으로 심리 방역하기

우울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방치하면 자칫 심각한 수준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혼자서 끙끙 앓지 말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제때 치료해야 한다. 서울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자체에서는 ‘트라우마센터’와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하며 코로나19로 우울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을 위해 심리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나의 현재 정신 건강 상태가 어떠한지 진단할 수 있으며, 결과에 따라 맞춤형 전문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 외에도 모바일로 간편하게 자가 진단 및 상담이 가능한 챗봇 서비스인 ‘누구나 챗봇’도 유용하다.

글 권상진 감수 강준혁(김포가자연세병원 전문의)